一九二〇年代 忠南 扶餘
천신 사주 天神四柱
부여에서 가장 용하다고 이름난 천신을 모신 윤금순 할머니의 풀이 기록


사람의 얼굴과 생년만 듣고도 앞날을 짚었던 윤금순 할머니
부여에서 가장 용하다고 이름난 윤금순 할머니.
사람의 얼굴과 태어난 해만 듣고도 지나온 일을 맞히고, 앞으로 닥칠 일까지 정확히 짚어냈다고 합니다.
그 소문을 듣고 충청 일대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이 끊이지 않을 만큼, 할머니의 사주풀이는 용하기로 이름이 높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말
그 시절 사람들은 할머니를 이렇게 기억했습니다.
- 口述
장날이면 할머니 댁 싸리문 앞에 새벽부터 줄이 고샅 끝까지 늘어섰지유. 논산서 첫닭 울 때 나선 나도 해 질 녘에야 겨우 얼굴을 뵀어유.
— 논산 쌀집 안주인, 1920년대 구술

- 口述
강경서 소금 팔러 왔다가 들렀는디 묻지도 않은 걸 먼저 말하더라고. ‘올가을엔 소금 쟁여 두지 말어.’ 그해 가을, 소금값이 반 토막 났지.
— 강경 장터 소금장수, 1920년대 구술

- 口述
딸 혼삿날 받으러 공주서 왔는디, 날은 안 짚어 주고 ‘가을걷이 끝나고 다시 오게.’ 그 한마디뿐이었어. 그때 기다려 맞은 사위가 지금 우리 집 기둥이여.
— 공주 곰나루 포목점 아낙, 1920년대 구술

※ 천신 사주 이야기 속 인물들의 구술입니다.
錦江

강 건널 사람은 타고, 들을 사람은 앉게. — 윤금순
금강 나루에서 이어진 풀이
뱃일하던 남편을 큰물에 잃은 뒤, 할머니는 자신의 사주로도 하늘의 순리를 막지 못했다는 회의감에 상담을 그만두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을 기억하기 위해 그가 지키던 금강 나루를 이어받았습니다.
더는 사주 손님을 받지 않았지만, 배에 오른 사람의 팔자가 눈에 밟히면 강을 건너는 동안 그 사람의 앞날을 일러주었다고 합니다.
그 말은 대개, 누구도 듣고 싶어 하지 않는 날과 사람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소문이 퍼진 뒤에는 강을 건널 일이 없는 사람들까지 할머니의 말을 듣기 위해 배에 올랐습니다.
그 풀이가 단 한 번도 빗나가지 않았다고 전해집니다.

命理實錄
윤금순 할머니가 남긴 《사주기록본》

- 生年
- 갑오생(甲午生) 강경 박씨
- 四柱
- 甲午 丙寅 庚午 丁亥
- 놓친 까닭
- 재물이 문턱에서 샘. 가을까지 손 묶어 둘 것.
- 生年
- 기축생(己丑生) 공주 이씨 부인
- 四柱
- 己丑 丁卯 壬戌 辛丑
- 놓친 까닭
- 인연 올 적마다 제가 먼저 물러섬.
- 生年
- 신사생(辛巳生) 논산 김씨
- 四柱
- 辛巳 庚寅 甲子 丙寅
- 놓친 까닭
- 다 된 일을 마지막 달에 놓음. 봄 지나 다시 볼 것.
命理實錄
생년과 사주 원국, 그리고 반복해서 운을 놓치는 이유를 기록한 필사본입니다.
윤금순 할머니가 남긴 기록을 바탕으로, 팔자의 전체 흐름과 방해하는 요인들을 살펴봅니다.
나루
자네도 건널 강이 있는 얼굴이구먼.
배가 강을 건너는 동안 자네 팔자를 짚어 주지.

